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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대화하는 방법

아이가 "혼자 있고 싶어"라고 할 때 | 엄마의 공허한 마음

by mom_mind11 2026. 6. 25.

별 생각 없이 방문을 열었습니다.

그냥 옆에 있고 싶어서, 오늘 어땠는지 듣고 싶어서. 그런데 아이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어요.

"엄마, 나 혼자 있고 싶어." 그 말이 어찌나 선명하게 들리던지. 웃으면서 나왔는데 문이 닫히고 나서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거부당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마음이 허전할까요. 내가 너무 예민한 건지, 아니면 이 아이가 진짜로 나를 밀어내는 건지 한동안 그 경계를 몰랐습니다. 혼자 있고 싶다는 아이 앞에서 어쩔 줄 몰랐던 엄마들, 저도 그랬어요. 같이 이야기 나눠봐요.

 

 문을 열었다가, 조용히 닫고 나왔습니다

그날따라 아이가 좀 걱정됐어요.

학교 다녀와서 밥도 별로 안 먹고 바로 방으로 들어갔거든요. 표정이 좀 어두웠는데, 물어봤더니 "괜찮아요" 하고 들어가 버렸습니다. 괜찮다고 했으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나오질 않는 거예요.

저는 괜히 마음이 쓰여서 음료수를 하나 들고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들어가도 돼?"

"응." 짧게 대답이 왔어요. 저는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아이는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보고 있었어요. 핸드폰도 없고, 뭘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누워 있었습니다.

저는 음료수를 책상에 올려놓고 옆에 앉으려고 했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몸을 살짝 움직이면서 말했습니다.

"엄마, 나 혼자 있고 싶어."

목소리가 크지도 않았고, 짜증이 섞인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그게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들렸어요. 저는 "응, 알겠어" 하고 웃으면서 나왔습니다.

문을 닫으면서도 웃는 표정을 유지했는데, 문이 닫히고 나서 그 웃음이 사라졌어요.

한참을 복도에 서 있었습니다.

음료수 들고 들어갔다가, 앉지도 못하고 나온 거잖아요. 밀려난 건 아니었는데, 밀려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거부당한 것도 아닌데, 거부당한 것 같은 느낌. 그 감정이 이상하다는 건 알면서도, 가슴 한쪽이 서늘했어요. 저는 거실로 와서 소파에 앉았는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TV를 켰다가 껐어요.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아니면 이 아이가 진짜로 나를 싫어하는 건가. 그 두 가지 사이에서 한참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혼자 있고 싶다는 말이 이렇게 아플 줄 몰랐습니다

그 뒤로 조심스러워졌어요.

방에 들어가기 전에 망설이게 됐습니다.

두드려도 되는 건지, 들어가도 되는 건지. 아이가 "혼자 있고 싶어"라고 했던 그 말이 자꾸 떠올라서, 제가 먼저 다가가는 걸 주저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하루 종일 같은 집에 있어도 마주치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밥 먹을 때, 씻으러 나올 때 정도만 보이는 것 같았어요.

어느 날은 저도 모르게 서운함이 치밀었습니다.

내가 이 아이 낳고 키우면서 혼자 있고 싶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나. 아프다고 해도 옆에 있어줬고, 무섭다고 해도 같이 있어줬는데. 이제 내가 옆에 있으면 혼자 있고 싶다고. 그

서운함이 올라오다가 또 제가 제 자신한테 핀잔을 줬어요. 아이가 크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내가 왜 이러나 싶어서요.

근데 머리로 이해한다고 마음이 따라오는 건 아니더라고요.

 

한번은 친한 언니한테 이 이야기를 털어놨어요.

언니가 웃으면서 "나도 그랬어. 혼자 있고 싶다는 말이 그렇게 상처가 됐어. 근데 그게 결국 엄마한테는 그 말 해도 된다는 거야"라고 하더라고요. 언니 말이 그날은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나중에 생각하니까 그 말이 자꾸 머릿속에 돌았습니다.

 

엄마한테는 그 말 해도 된다는 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한동안 생각했어요.

바깥에서는 혼자 있고 싶다는 말을 못 하는 거잖아요. 친구한테도, 선생님한테도.

학교에서는 항상 누군가와 같이 있어야 하고, 무리에서 빠지면 이상하게 보이고.

집에 오면 그 긴장이 풀리면서 진짜 자기 상태가 드러나는 거고. 그게 혼자 있고 싶다는 말로 나온 거였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엄마니까, 그 말을 해도 도망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게 조금 위로가 됐어요. 아주 조금이었지만.

아이가 "혼자 있고 싶어"라고 할 때 ❘ 엄마의 공허한 마음
아이가 "혼자 있고 싶어"라고 할 때 ❘ 엄마의 공허한 마음

혼자 있게 두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 뒤로 저는 방식을 바꿨어요.

방문을 두드리는 횟수를 줄였습니다. 용건이 있을 때만 들어가고, 그냥 얼굴 보고 싶어서 들어가는 건 참았어요.

처음엔 그게 너무 어색했습니다. 마음이 쓰이는데 가만히 있는 게.

근데 신기하게도, 제가 덜 들어가니까 아이가 더 자주 나왔어요.

밥 다 됐다고 한 번만 불렀는데 바로 나오고, 거실에 나왔다가 제 옆에 잠깐 앉기도 했습니다.

예전엔 제가 옆에 앉으려 하면 슬그머니 일어났는데, 제가 가만히 있으니까 아이가 먼저 옆에 왔어요. 그 차이가 신기했습니다.

당기면 멀어지고, 놔두면 다가오는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완전히 내버려 두는 건 아니었어요.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방 앞을 지나다가 "과자 먹을래?" 하고 묻고 끝내는 것, 거실에서 뭔가 보면서 "이거 재밌다" 하고 혼잣말하듯 던지는 것,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말없이 방 앞에 놔두는 것.

들어오라는 것도 아니고, 나오라는 것도 아닌데 엄마가 여기 있다는 신호를 가끔 보내는 거예요.

그게 쌓이더라고요.

 

어느 날 아이가 방에서 나와서 냉장고를 열다가 "엄마, 나 어제 꿈 이상한 거 꿨어" 하고 말을 꺼냈습니다.

별거 아닌 이야기였는데, 저는 그게 너무 반가웠어요.

혼자 있고 싶다던 아이가 먼저 말을 꺼낸 거잖아요. 저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어, 어떤 꿈?" 하고 받았습니다.

그날 한 십 분을 같이 얘기했어요. 아주 별거 아닌 대화였는데, 그게 그렇게 소중했습니다.

혼자 있고 싶다는 말이 영원한 게 아니었어요. 그냥 지금 이 순간이었던 거였습니다.

 밀려난 게 아니라, 잠깐 비켜달라는 거였습니다

비슷한 마음을 가진 엄마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아이가 "혼자 있고 싶어"라고 할 때, 그게 엄마를 거부하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자기 안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에요. 학교에서 쌓인 것들, 친구 사이에서 소진된 것들, 자기도 모르는 감정들. 그걸 혼자 가라앉히고 싶은 거예요. 그리고 그 말을 엄마한테 할 수 있다는 건, 엄마한테는 솔직해도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서운하더라도, 그 말을 해줘서 고맙다고 생각해 보세요.

 

말 없이 그냥 닫아버리는 아이들도 많거든요. 혼자 있고 싶다고 말이라도 해주는 아이는, 그나마 엄마와 소통하고 있는 거예요.

그 말이 상처로 남지 않으려면, 엄마가 그 말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응, 알겠어" 하고 나와주는 것. 그게 아이한테는 내가 말해도 된다는 확인이 돼요. 다음번에 또 말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혼자 있게 해주되, 사라지지는 마세요.

방 앞에 간식 하나 놔두는 것, 지나가다 가볍게 한 마디 던지는 것, 나올 때 자연스럽게 맞아주는 것. 그렇게 옆에 있어 주시면 됩니다. 억지로 열려고 하지 않아도, 문은 결국 안에서 열립니다. 준비가 되면 아이가 먼저 나와요.

그 순간을 위해서 지금 기다려 주시는 거예요.

밀려난 게 아니라, 잠깐 비켜달라는 거였습니다. 그 차이를 알고 나면, 조금 덜 아프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