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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마음 이해하기

10대 딸이 SNS에 빠졌을 때 | 불안한 엄마의 솔직한 이야기

by mom_mind11 2026. 6. 24.

어느 날부터 딸이 밥 먹기 전에 사진부터 찍기 시작했습니다.

거울 앞에서 각도를 바꿔가며 셀카를 찍고, 친구들 SNS(인스타,,틱톡 등) 에 댓글 달고, 좋아요 숫자를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어요.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이 쌓였습니다.

혹시 이상한 사람이 접근하는 건 아닐까, 외모에 너무 집착하는 건 아닐까, 현실보다 SNS 속 세상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건 아닐까. 말리자니 더 숨길 것 같고, 그냥 두자니 불안하고. 그 사이에서 한동안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엄마들, 저도 그 마음 압니다. 같이 이야기 나눠봐요.

 

밥상 앞에서 사진부터 찍는 딸을 보며

처음엔 귀엽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말에 같이 카페에 갔는데, 딸이 음료가 나오자마자 핸드폰을 꺼냈어요.

각도를 이리저리 바꾸면서 몇 장을 찍더니, 그중에 제일 잘 나온 걸 고르고, 필터를 입히고, 뭔가 짧은 글을 쓰더니 올렸습니다.

그 사이에 음료가 조금 식었어요. 저는 그걸 보면서 피식 웃었습니다. 요즘 애들은 다 이렇게 하는구나 싶었거든요.

 

근데 그게 집에서도, 밥상 앞에서도, 친구랑 나가서도 반복되다 보니까 슬슬 뭔가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은 제가 한참 준비한 밥을 차려놨는데, 딸이 앉더니 바로 핸드폰을 들었어요. 음식 사진을 찍는 거였습니다.

저는 아무 말 안 했는데, 속으로는 뭔가 씁쓸했어요. 밥이 식는다고 말하려다 참았습니다.

찍고 나면 먹겠지 하고요. 근데 찍고 나서도 핸드폰을 내려놓지 않더라고요. 올리고 나서 댓글이 달렸는지 확인하는 거였습니다.

밥을 먹는 건지 핸드폰을 보는 건지 모를 저녁이었어요.

그날 이후로 자꾸 눈이 갔습니다. 딸이 뭘 올리는지, 누구랑 연결돼 있는지, 얼마나 자주 확인하는지.

딸은 제가 보는 줄 알면 핸드폰 화면을 슬쩍 돌렸어요. 그 행동 하나가 또 마음에 걸렸습니다.

엄마한테 못 보여줄 게 있는 건가.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건가.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어요.

걱정이 시작되면 끝이 없더라고요.

 

말리자니 더 숨길 것 같고, 두자니 불안하고

한번은 조심스럽게 꺼냈습니다.

"너 인스타에 얼굴 사진 올리는 거 좀 조심해야 해. 모르는 사람이 볼 수도 있고." 딸이 저를 보더니 "아 엄마 진짜, 다들 해요" 했습니다. 그 말투에 '또 시작이다'라는 기색이 역력했어요.

저는 더 말하려다가 멈췄습니다. 밀어붙이면 더 닫힐 것 같아서요.

근데 그냥 넘어가고 나면 또 찜찜했어요.

 

괜찮은 건지 안 괜찮은 건지. 제가 너무 예민한 건지, 아니면 진짜 걱정해야 하는 건지. 그 기준을 모르겠더라고요.

주변 엄마들한테 물어보면 다들 자기 애도 똑같다고, 요즘 다 그렇다고 했습니다. 근데 그 말이 그렇게 위로가 되지는 않았어요.

다 그렇다고 해서 다 괜찮은 건 아니니까요.

한동안 딸 SNS 계정을 찾아봤습니다. 팔로워가 몇 명인지, 어떤 사진을 올리는지. 딸이 올린 사진들을 보는데 친구들이랑 찍은 것들, 먹은 것들, 가끔 혼자 찍은 셀카들. 특별히 문제가 될 건 없었어요.

근데 그 셀카 하나하나에 딸이 얼마나 공들였을지가 보였습니다.

각도, 표정, 필터. 그 사진 하나 올리려고 얼마나 많이 찍었을까. 좋아요가 몇 개 달렸는지 확인하는 그 마음이 어떤 건지.

그게 짠하기도 하고, 또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외모에 너무 집착하는 건 아닐까. 좋아요 숫자로 자기 가치를 재는 건 아닐까.

온라인에서 잘 보이려는 것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는 건 아닐까. 그 생각들이 돌아다니다가, 어느 날 밤엔 잠이 잘 안 왔습니다.

 사진 뒤에 있는 마음을 보게 됐습니다

그즈음에 딸이 찍은 사진 하나를 우연히 제대로 보게 됐어요.

딸이 혼자 방에서 찍은 셀카였는데, 표정이 여러 장이었습니다.

웃는 것, 무표정인 것, 약간 도도한 척하는 것. 그 사진들을 보다가 뭔가 마음이 이상해졌어요.

이 애가 어떤 내가 더 예쁜지 찾고 있구나. 어떻게 찍어야 잘 나오는지 연구하고 있구나.

그게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열두 살, 열세 살. 자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나이잖아요.

거울을 보고, 사진을 찍고, 남들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하고 싶은 나이. 그게 SNS라는 창구를 통해서 나오고 있는 거였어요. 좋아요를 받고 싶은 것도, 친구들 반응이 궁금한 것도 나를 알아봐 줬으면 하는 마음인 거더라고요.

그걸 알고 나서 딸을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어느 날 딸이 셀카를 찍다가 "엄마 이 사진 어때요?" 하고 보여줬어요. 전에 같으면 "잘 나왔네" 하고 넘어갔을 텐데, 그날은 좀 다르게 봤습니다. "어, 웃는 거 진짜 잘 나왔다. 눈이 예쁘게 나왔어" 했더니 딸이 괜히 어깨를 으쓱하면서 웃었어요.

그 표정이 어찌나 어린애 같던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그 뒤로 조금씩 말을 트기 시작했어요.

 

뭘 올렸는지 물어보는 게 아니라, 오늘 사진 찍으러 어디 갔었냐고. 어떤 필터 쓰는 게 제일 예쁘냐고. 딸이 처음엔 엄마가 왜 갑자기 이러나 싶은 눈치였는데, 몇 번 하다 보니 제법 이야기를 했습니다.

친구 중에 누가 사진을 제일 잘 찍는지, 어떤 계정이 팔로워가 많은지. 별거 아닌 이야기 같지만, 그 대화 사이에 딸이 어떤 세계를 살고 있는지가 조금씩 보였어요.

그게 저한테는 꽤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막는 것보다 같이 보는 게 더 안전하더라고요

비슷한 마음을 가진 엄마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아이가 SNS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일단 불안부터 오죠. 그 마음 당연합니다.

모르는 세계에 내 아이가 들어가 있는 것 같으니까요. 근데 그 불안이 너무 크면, 아이한테 잔소리나 금지로 이어지게 되고 그러면 아이는 엄마한테 숨기면서 혼자 하게 됩니다. 그게 더 위험해요.

 

막는 것보다 같이 보는 게 더 안전하더라고요.

아이가 뭘 올리는지 함께 보고, 어떤 계정을 팔로우하는지 가끔 물어보고, 어떤 사진이 잘 나왔냐고 관심을 보여주세요.

감시가 아니라 관심이요.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아이가 엄마한테 숨길 게 없다고 느끼면, 뭔가 이상한 일이 생겼을 때 먼저 말하게 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한 안전망이에요.

그리고 한 가지만 더요.

사진 찍고 올리는 게 나쁜 게 아닙니다. 자기 표현이고, 또래 문화고, 이 나이에 자연스러운 거예요. 좋

아요 숫자에 일희일비하는 것도, 잠깐은 그러다가 지나가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엄마가 옆에서 같이 웃어줄 수 있으면 아이는 SNS보다 엄마한테 더 자주 사진을 보여주게 될 거예요.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었습니다..